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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호호
Gagahoho (From door to door)
 

설치, 영상 / 12분 / 2017

임지영 x 올리버그림
퍼포먼스 : 권령은
의상·미술 : 안성현
신발제작 : 권혁남 (오쏘코리아 대표)
촬영보조 : 김선주, 김인정
프로듀서 : 최순화, 최봉민
코디네이터 : 최성욱

촬영협조
오쏘코리아 / 해성패션 / 오로라구찌 / 영창패션 / 퍼팩트 / 백양사 / 나니네 / 민지네시아게 / 노용구님 구두공장 /
Creamy DD / 성신실상회 / 다운타운 미용실

도움주신 분들
민들레 꿈터 김은영 선생님 / 한국봉제패션협회 김덕순 감사님 청파봉제협동조합 박종대 회장님 / 오로라구찌 이정호 대표님 /
한국봉제패션협회 이상태 회장님 / 한국봉제패션협회 김현주 팀장님
그리고 거리에서, 공장에서 마주친 여러분들


서울역 바로 옆에 위치한 서계, 만리, 청파동에는 소규모의 봉제공장들이, 그리고 염천교 주변에는 수제화 작업장이 밀집해 있다. 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매일 봉제업장에서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조각천들을 보게 되었는데 이로부터 한국 전통 세시풍속의 하나인 북청사자놀음의 사자를 연상하게 되었다. 그것과 비슷한 낯선 동물같은 존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도시에 나타난 낯선 존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다. 이 형상을 만들어 나가면서 그것이 과연 어떤 일을 벌여야 하나 생각했다. 우리가 만든 형상이 원래 복을 주고 액을 막아주는 사자놀음의 사자가 될 수 있을까? 복을 주는 행위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나쁜 것을 막는 행위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도시에 사는 우리들은 이러한 의식적 행위, 혹은 놀이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형상이 거리로 나가면서 이 형상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거리와 공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옷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하기도 하고, 예뻐해주기도 하고, 걱정을 해주며 밥을 많이 먹으라고 얘기해주기도 했다. 또 반면에 두려워하며 싫은 소리를 하기도 했다. 사자의 역할과 동네사람들의 역할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하며 그 역할의 경계가 흐려진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여러 제조업장에서 버리는 조각천들을 얻어와서 잘게 잘라 커다란 그물에 일일이 손으로 엮어 이 형상의 외피를 만들었다. (북청사자놀음의 사자를 만드는 방식을 참고했다) 이 작업은 마치 바느질할 때의 정서적 상태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는데, 우리가 사용한 봉제업장의 조각천들은 기계와 손의 기억을 가진 재료들이었고 그것은 우리의 제작방식과 맞닿아 있었다. 그렇게 제작된 커다란 그물 옷 안에는 누구든 들어 갈 수 있다. 안의 인물은 바깥에 보이는 형상의 근거가 되지만 인물을 덮고 있는 외피가 또한 내부의 인물에게 영향을 준다. 사자옷 속의 인물이 원래 사자놀음의 사자가 되기보다는 그저 이 곳에 살아가는 한 인물이길 상상하며, 퍼포머 권령은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성격과 의상과 가면이 주는 느낌들이 서로 작용하여 거리에서 즉흥적으로 반응이 나오길 바랬다. 퍼포머는 단지 바뀌는 신발을 단서로하여 단순한 캐릭터 설정을 하고 즉흥적으로 거리와 사람들을 만났다.

이 동네를 걷다보면 들려오는 다양한 기계소리와 스팀을 뿜으며 나는 거리의 소리들을 바탕으로 무엇이라 칭하기 힘든 이 낯선 것과 사람들의 만남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Oliver Griem & Rim ziyoung